2011_02_12 북성동 주경스냅

2011. 2. 14. 00:28사진의 이야기/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을 담다


오랜만에 나들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북성동이라는 곳입니다.
북성동은 북성포구가 있는 곳의 작은 동네입니다.
그냥 북성포구의 야경을 담기 전 잠깐 시간이 남아서 산책도 할겸
스냅사진을 찍을 겸 슬슬 걸어다녔습니다.
생각보다 오래된 동네이고 사진을 담기에 아주 좋은 장소더군요.
서울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오래된 장소입니다.
한 번쯤 이곳에서 홀로 조용히 산책하면서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며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는 북성동이다..라고 알려주는 전봇대더군요.
지금까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항상 잊어버리는 것이
이곳이 어디인지를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전봇대가 아닐까 싶네요.
저렇게 전봇대 자신만의 이름도 있고
자신이 있는 곳의 위치까지 잘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마치 북성동의 인증사진인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철도길을 참 좋아합니다.
어렷을 적 통일호를 타고 지방을 내려갈 때의
그 냄새.
기차의 출입구에 위태하게 앉아 바라보던
철로.
벌써 몇 십년이 지난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철길을 보면 이런 추억이 떠오르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반대 방향의 철로입니다.

누군가 걸레를 빨아놓고 잊어버린 것 같네요.
깨끗함과는 멀어진 되려 더러워전 대걸레네요.

마치 괴물처럼 웅크리고 있는 기계의 모습.
낡을데로 낡아 움직일 것 같지도 않은 기계의 모습이
왠지 흉물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밤에 보면 공포마저 느낄 것 같네요.
당장이라도 일어나 우주전쟁처럼 지구를 공격할 것 같네요 -_-

철길에 낮게 앉아 바라봅니다.
왼쪽, 오른쪽 과연 어느 곳으로 움직이게 될까요?
그냥 보아선 모르겠네요.
직접 움직여 봐야 알 것 같은데
마치 인생이라는 것이 생각만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모르니
직접 겪어보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상황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인생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지고 인간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죠?
인생의 갈림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면
과감하게 한 발 내딛어 보고 직접 몸소 겪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기있네요.
오른쪽으로 가게 할지
왼쪽으로 가게 할지를 결정하는 손잡이네요.^^
인생의 방향타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누더기...
꼬매기는 참 정성스럽게 잘 꼬매었지만
그래도 교체하는게 더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인생도 누더기요,
정치도 누더기요,
사회도 누더기요,
에잉...마음에 안드네요 -_-


노란 담벼락을 따라 푸른하늘이 드넓게 펼쳐져 있네요.
요런 하늘 참으로 오랜만에 올려다 봅니다.
추운 겨울 한껏 움츠려 있어서 그런지
더욱 더 이런 하늘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담벼락의 알록달록한 모습이 마치 유치원 교정을 보는 듯 하네요.
기분이 산뜻해진다는 ^^


누군가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 설치했지만
그래도 햇살만은 따사롭게 들어옵니다.
일부러 햇살을 향해 눈을 들어봅니다.
눈이부셔 실눈을 뜨며 햇살을 바라보지만
그래도 그 따뜻함만은 너무 좋네요.
이젠 봄날이 다가오면 이런 따스함을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갑자기 요걸 보는 순간 한국 최고의 개그맨 안상수의원이 생각나더군요.
이건 아무리 봐도 포탄같네요.
차라리 요거대신 보온물병을 심어놓으면 더욱 재미있었을 듯 합니다. ㅡ.ㅡ


일자로 쭉~뻗은 골목도 좋지만
조금은 여유롭게 보이는 굽어진 그리고 약간은 오르막이 있는
골목이 너무 좋습니다.
물론 걸어가는데는 짜증이 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 이런 골목이 너무 좋습니다.
저렇게 굽어진 곳에서 또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지의 기대감을 주기 때문에 좋습니다.^^


낡아버린 2층 건물에 노란 페인트를 칠해놓으니
귀엽다거나 이쁘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지나버린 세월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지워보려
안간힘을 쓰는 듯한 안쓰러움마저 보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 집은 비록 낡고 금이가있지만
어느 누구에겐 세상의 풍파를 막아주는 소중한 집 일겁니다.


낮은 눈높이로 바라 본 푸른하늘 아래 이미 아무도 살지않는 폐가가 보입니다.
이렇게 푸르고 쾌청한 하늘아래 아무도 살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폐가가
스쳐가는 바람을 더욱 차갑게 느껴지게만 합니다.
여기 북성동도 이미 포구로써의 옛 영광을 잃어버고
점점 초라해지는 것을 보여주는 피사체였습니다.


푸른하늘 아래의 폐가


위태롭게 기울어져 서있는 가로등


화분


어구와 빨랫감...다 말랐을까요?


벗겨보고 싶다..응??


이거 보고 정말로 깜놀했네요.
어떤 동물의 뼈인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 알아보기위해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턱뼈인 듯 한데 아무리 봐도 모양새가 
우리와 가장 친한 멍멍이의 턱뼈인 듯 하더군요.
왜 저기에 뼈만 걸려있을까요?
아무래도 누군가 맛나게 드신 후 장난삼아 걸오놓았을수도 있는거 같네요.ㅜㅜ
전 개인적으로 보신탕을 반대하진 않습니다. 
그 나라의 음식문화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애완견으로 키우다가 버리거나 학대하는 거시기들은 정말로 거시기 해버리고 싶습니다.ㅜㅜ


아무래도 채식주의자 집인 듯 합니다.^^


어디를 통하는 문일까요?
문인지도 의심스로운 통로입니다. 
이런 문 옆 
밝은 태양이 빛나는 하늘아래 바다와 등대가 있는 그림이라...
아마도 저기에 사는 분은 비록 현실은 이런 꽉 막힌 듯하게 살아가지만
꿈만은 저런 곳에서 살고 싶은 열망을 담은 듯한 그림인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런 마음입니다. ㅜㅜ


전화와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우리는 편지라는 손글씨로 서로의 연락과 안부를 물었습니다.
기쁜일, 슬픈일 등을.
하지만 지금은 하루, 이틀 아니 그 이상을 기다려야만 하는 편지를 뒤로하고
전화와 인터넷으로 그 방식은 바뀌었습니다.
더욱 더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현실에 맞추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때론 좋은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금은 여유롭게 다른 사람의 행복한 편지를 받고 싶을 때도 생깁니다.
예전에 느리게 가는 우체통이라고 있었습니다.
그 우체통은 편지를 써 넣으면 1년 후에 도착하게끔 되어있었죠.
자신이 쓴 편지를 스스로에게 보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낸 편지를 
1년 후에 받아서 읽어본다면...그 느낌은 참으로 색다를 겁니다.^^
하지만 요즘 저 행복한 우편함에는 온 갖 청구서들만 날아오더라구요 -_-


낡은 슬레이트 처마...



요즘은 보기 힘든 좁은 골목길입니다.
제가 어렷을 적 부산과 서울에는 
이런 골목길이 참 많았습니다.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다니면서도
구불구불 복잡하게 얽힌 그 골목길.
전 친구들과 함께 그 골목길을 누비며 즐겁게 유년시절을 보내었습니다.^^
벌써 이렇게 세월이 흘렀네요.
이 골목길에서 사진을 담으면서 전 이상하게 음침함과 쓸쓸함보단
어렷을 적 유년시절이 떠올라 입꼬리가 올라가더군요.^^


빨래집개와 부탄가스...머지? -_-??


누군가가 견고하게 점궈두었습니다.
그런데 뭘 잠궜을까요?
모르겠네요.


지붕 위 화분 하나..


조금은 높은 고개에서 바라본 북성동의 모습입니다.
참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네요.
푸른 하늘 아래 이런 동네는 과연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뿌리만 남아 죽어버린 나무...


빨간 대문..


오랜만에 바라보는 벽화네요.
말타기 놀이하는 어린이들...
이젠 이런 모습의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죠?
게임과 학원, 공부에만 전념하는 모습만이 보이는 아이들이네요.
유년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하루종일 말타기에 구슬치기, 술래잡기 등
해가 어스름하게 질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도 다음 날 우린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신나게 놀고.^^
우리의 아이들은 지금 행복할까요?


그 옆의 나머지 벽화입니다.


이제 봄이 다가오는 걸까요?
어느 집 대문에 쓰여진 '입춘대길' 이라는 글자가 봄이 다가옴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봄은 모든 이들에게 길한 일만 가져왔으면 합니다.^^


세탁소집...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때 까지 세들어 살았던 집에도 세탁소가 있었습니다.
같은 건물이라 거기 가족들과 참으로 친하게 지내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후덕한 모습의 주인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거기 자제분들이었던 큰형과 누님 2명 ㅋ
우아~~머릿속으로 그 때의 광경이 그대로 그려지네요.
아마도 제 인생에 있어서 비록 경제적으론 가장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저에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음침하면서도 좁은 골목길..


북성포구는 참으로 많이 가본 야경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항상 야경만 담았기에 이런 동네가 있을 줄은 
아니 관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연찮게 남는 시간을 이용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사진을 담았는데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젠 서울/경기 근방은 죄다 아파트 건물들이 들어오는 바람에
이런 옛 날 동네의 모습을 찾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동네가 좋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낡고 편의 시설도 적고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더 많을 겁니다.
하지만 아마도 제 또래나 그 이상의 분들은
이런 동네를 거닐면 어렷을 적 빤스만 입고(네..전 빤스만 입고 놀았습니다 -_-)
친구들과 동네 골목을 누비고 다녔던 시절의 기억을 가졌던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현실을 숨가쁘게 살아가는 동안 이런 유년시절을 추억의 저 편에 묻어두고만 살아가다가
이런 계기로 살포시 꺼내어 생각해보면 그것도 참으로 행복한 추억의 단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군요. 저에게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