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그리고 행복.

2010. 5. 25. 01:16사진의 이야기/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을 담다


DANGEROUS ,DIFFICULT ,DIRTY...이 세가지를 함축한 단어가 3D입니다.
위험하고, 어렵고, 지저분하다...
그렇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몇 백도에 이르는 뜨거운 용접 불꽃에 화상 입는게 다반사이며
기계가 하지 못하기에 직접 사람이 힘들게 밟고 손으로 맞춰가며 형틀을 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세 철가루와 먼지, 용접을 할 때의 매케한 연기가 많이 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3D 이구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생각이 짧았던 어린 날에는.
한국의 사회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3D라는 직종을 심하게 차별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시켜 깨끗한 복장에 힘들지 않게 책상에 앉아 많은 돈을 벌게 하는게 1차적인 목표입니다.
뭐...저도 저희 부모님께서 이 일을 하는 것보다 앞선 일들을 하시길 바랬습니다.
저도 그게 옳은일이라고 믿었구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커지고 전보다는 좀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던 어느 날
부모님이 하시는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랑스러운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3D라는 겉모습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욱 깊은 본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말이 있죠?
사람이 하는 일에 귀천을 나눌 수가 없다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나누는 귀천은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
권력이 있고 없고
편한지 어려운지로 나눕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나누는 일의 귀천은 스스로가 하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고 옳바른 일을 하며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한 일은 귀하며
이 반대의 것들은 천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고 아무리 큰 권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하는 일이
옳바르지 못하다면 전 천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힘들고 어렵고 지저분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정직하게 그리고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면
그것이야 말고 귀한 직업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다른 사람들도 도덕적으로는 그러한 생각을 하겠지만
현실적으론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저도 생각이 얕았을 땐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지금의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냈을 때
왜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귀한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30여년 가까이 이 일을 묵묵히 하시면서
가족의 행복을 지금처럼 가지게 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지금의 모습까지 되게한 것은 바로 남들이 3D라고 부르던 이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다른 사람들은 아버지의 일을 3D로 치부하며 천하게 여기겠지만
전 아버지의 일을 어느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버지의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는
아버지와 어머님 모두가 자랑스럽기 때문입니다.
항상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어머니 ^^